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김진명 작가의 소설이 아닌 에세이집
나는 개인적으로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의 유려한 필체로 흥미로운
스토리로 그의 소설은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이 술술 읽혀 나간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극한 상업주의 작가라며 불호하는 사람
들도 제법 있는 것으로 안다. 뭐 그건
개인의취향이니..
이번엔 그가 에세이집을 냈다. 그의 따끈한
신작소설을 기다리던 나로서는 살짝
아쉽기도 했지만 그래도 김진명 작가의
신작이니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초반엔 생애와 가족들에 관한 이야기, 특히
그가 말하는 그의 아들들에 대한 이야기는
상당히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이제껏 그의
애독자로서 그가 남긴 몇 마디 말들은
참으로 기억에 남는다.
'무언가 고백해야 할 것이 있다면 있는
그래도 하는 것이 맞다. 다른 어떤 계산도
해서는 안 된다.'
'인간의 근원적 숙제를 푸는 열쇠는 바로
시간인 것이다.'
'태양과 어머니만이 영원하다는 말이
떠오른다.'
이렇듯 이 작품의 초중반까지는 그의 경험
담으로 채운 에세이로 매우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중반 이후 역사에 관한 그의 이야기
들은 솔직히 조금 지루했다. 아니 상대적
으로 지루했다는 게 맞을 것이다. 왜냐라면
그런 소재들로 이미 그가 써 내려간 작품
들과 비교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내용들로 이 에세이집을 채우긴 앞서 얘기
했던 그의 진짜 에세이들에 조금 아쉽기도
한 바..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이 책은 초반의 딱
반절만 맘에 들었다고 하고 싶다.
김진명 이분은 아무래도 범인(凡人)은
아닌 것 같다.
아 한 가지 덧붙이자면 중간중간 작가의
사진이 계속 나오는데 솔직히 좀 부담
스러웠다. 굳이 꼭자기 자신을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