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만 모르는 비밀 하나
중국 작가의 에세이북~ 일단 이 책에 대한
첫인상은 사실 그렇게 기대되거나 좋지는
않았던 게 사실이다. 책 표지는 파스텔톤
색채에 예쁜 그림으로 나쁘진 않았지만,
함께 쓰인 300만 부 베스트셀러 작가 등의
광고처럼 달라붙어 있는 표식이 왠지
모르게 눈에 거슬렸다. 중국의 인구 파워를
대변하는 표식인가 싶기도 했다. 어쩌면
나의 편협한 사고방식의 아웃풋일 수도
일수도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내가 읽어봤던 많지는 않지만
몇몇의 중국 작가의 에세이나 책들은
솔직히 기대 이상인 건 사실이었다.
인구가 많다면 그만큼 읽히는 게 맞는
일이겠다 싶을 정도로 말이다.
이 책도 초반의 나의 선입견적인 의식을
뒤로하고 참으로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을
갖는데 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역시 책은 어느 나라의 누가 쓰느냐 보단
그 책 안에 어떤 글이 담겨 있느냐에
집중하는 것이 옳은 것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나는 다시 한번 깨닫기도 하면서
말이다.
이 책은 내부의 글의 레이아웃도 매우
세련되고 읽는데 지루함 없이 영리하게
잘 쓰인 글이다. 중간중간 사례를 들어
글에 대한 몰입감도 어느 정도 제공하면서
중요한 핵심도 놓치지 않도록 잘 짚어주고
있다. 특히나 중간중간 빨간색으로 강조
해서 정리된 짧은 몇 마디는 그야말로
소박한 말로 핵심을 강타하는 듯한 충격을
주었다.
잠시 몇몇 부분만 짚어보자면 초반에
관계에 대한 부분에서는 서로 비슷해서
잘 맞는 관계, 혹은 다르기에 잘 어울리는
관계에 대한 부분, 거기서 무엇이 핵심
인지를 이제껏 두리뭉실하게 다뤄왔던
다른 책들과 달리 이 책에서는 명확한 선을
제시해 주었다.
'내게 끈기가 있다면 상대는 융통성,
내게 용기가 있다면 상대는 신중한
내게 감성이 있다면 상대는 이성'..
이런 말들이 너무나 당연해 보이지만
겪어보면 결코 쉽게 머릿속으로 생각
해내고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위에 말레이어
좀 더 인상적이었던 한마디가 있다.
'즉 다른 부분은 전부 다르더라도
에너지의 방향만큼은 같아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에너지란 긍정적
에너지를 말한다. 이 점은 백번 공감한다.
특히나 나이 들면서 더더욱 이렇듯 난
이 책을 넘긴 지 그렇게 오래 지나기도
전에 저자의 글에 매료되었다.
'세상엔 흑백 지대보다 회색지대가 더 많다'
라는 이야기도 많은 공감이 되는 부분 중
하나였다. 책 안에는 그런 이야기의 사례나
저자의 이야기가 좀 더 담겨 있어서 단순히
지루하지 않아 좋았다.
'모든 만남은 첫 만남이다'
이 말에서 망치로 뒤통수를 한대 후려 맞은
듯한 쇼킹함도 느껴졌다. 나의 이런 느낌이
오버라고 보일 수도 있으나 실제로 난
그랬다. 만남 관계에 대한 생각을 진정으로
다시 한번 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해야 할까?
'욕망은 무조건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
하는 것이다.. 신중하게 선택하여 삶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이 말도 나에겐
뭔가 큰 위로로 다가왔다. 아마도 이 말은
남들 눈에 뭔가 바르게 살아왔다고 하는
사람들에겐 좀 더 큰 울림을 주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이 책은 나를 돌아봄에 있어서 나
뿐만 아니라 관계에 집중해서 그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점도 매우 맘에 들었다. 보통의
에세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자신에게만
집중하고 돌려 감상하기를 이끈다면 이
책에선 결국은 관계의 중요성에 좀 더 집중
하고 있음이 나에게는 조금 더 현실적인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한 대로 이 책에는
사람들의 사례가 담겨 있는데, 보통 외국
서적들의 번역을 보면 이름은 그저 한글
화만 하는 경우가 많아서 뭔가 집중에 방해
되는 느낌도 많았는데, 중국사람들의
이름이 번역을 해도 여타 다른 나라 사람
들의 이름만큼의 이질감을 주지 않음도
이 책의 장점이 아녔을까 싶다.
하지만 여성 저자의 관점으로 써지다 보니
아무래도 인간이라는 시선보다는 여성
이라는 관점이 좀 더 짙게 보이는 점은
누군가에게는 장점이 또 누군가에게는
단점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난 개인적
으로는 그렇기에 좀 더 몰입감이 감소하던
부분이 있어 아쉬웠던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한 번쯤 읽어볼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이 든다. 가볍지만 경솔
하지 않고 당연하지만 뻔하지 않은, 그래도
조금은 세상을 살아본 사람의 솔직한
이야기구나 싶은 느낌이 이 책에서 느껴
지는 가장 맘에 드는 포인트였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