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바꾸기로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것은 책을 읽으며 무언가를 느끼
거나 깨달았다는 종류의 이야기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나도 독서는 할 만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저기 이 책이 좋다는 리뷰
나 베스트셀러라는 이름을 달았다는
책인데, 내가 느끼기엔 왜 이렇게 별로이고
또 별로였을까
이 책의 장점? 글쎄 솔직히 잘 모르겠다.
보통의 책들을 읽다 보면 내가 맘속에
담고 싶거나 발췌해두고 싶은 부분들이
제법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런
부분이 하나도 없었음이 너무나도 신기
하다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다면 베이징덕을
끓는 물에 넣고 푹 끓인 베이징덕 수프 같은
느낌이다.
뭐 사람마다 기호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음에
이 책을 읽고 감동한 사람도 분명 있을 수
있음은 인정한다.
그렇다면 나는 이 책의 어떤 점들이 아쉬
웠는지 보자면, 역시 나의 불호인 다른
사람들의 말들을 인용해서 내용을 채우는
책, 그리고 문체가 다소 딱딱하고 어렵다.
근데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왜 이렇게 별로라고 느껴질까? 가장
근본적으로는 두 가지 중 하나를 먼저
떠올릴 수 있다. 첫 번째는 저자의 문체
자체의 문제, 이 부분은 뒤에서 좀 더
다루기로 하겠다. 두 번째는 번역자의 번역
문제, 일단 이 부분을 짚어보자면, 이 책의
저자는 중국인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중국
서적을 번역했을 텐데 번역자는 원문의
등장하는 한자어를 그야말로 번역이 아닌
직역을 해놓은 부분이 문제라고 생각이 든다.
'함의' 이런 단어는 잘 쓰지도 않고 아는 사람
들도 잠깐 갸우뚱 고민해야 그나마 뜻을
파악할 텐데 이런 단순 한자어의 한글 번역
같은 부분이 너무나 많이 눈에 띈다.
정말 훌륭한 원문인데, 번역자의 능력 부족
으로 망 서가 된 경우도 자주 보았기에 이
책도 그 점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 앞서 얘기했던 저자의 글에 대한
부분을 살펴보자면, 책에서 주장하는 저자
의 내용이 너무 모호하다. 솔직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아보기 힘든 부분도
많았다. 예를 들어 '모든 문제는 존재 영역
에서 출제?'', '나쁨을 수용하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자신을 돌보는 것?'
글쎄.. 내가 우둔하고 부족해서 이 책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좀 심하다.
또한 '창조 욕구가 낮은 사람은 반드시 파괴
욕구가 높다?' 이런 주장은 좀 부적합하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든다. 심리학 서적을
표방하면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극단성 짙은 주장을 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문제는 이 책
전반이 다 이런 느낌이라는 것이다.
결론컨데 이 책을 보편적인 심리학 서적
이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오히려
중국인이라는 인구의 특이성에 맞춘
연구나 학문이라면 사실 그러려니 할 수도
있겠다. 담긴 내용도 모호한 데가 많아서
솔직히 나는 이 책을 다른 지인들에게 추천
하고 싶지는 않다.
참고로 함께 담긴 일러스트 삽화도 너무
촌스럽다
너무나 많이 아쉬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