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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잡설

gentletongki 2023. 2. 27. 11:30

이 책은 안주에 대한 이야기들, 그야말로

잡설이다. 하지만 하나하나가 너무 감칠맛

넘치는 그런 이야기들이라서 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면 여러 차례 술과 안주가 

생각났다. 소소한 이야기다. 저자가 살아

오면 겪었던 안주와 인생이야기, 사실 

인생이랄거까진 없지만, 작게나마 안주에

녹여든 그런 이야기는 이 책의 맛을 더해

주는 조미료 같았다. 특히나 어머니의 손맛

에 대한 이야기에는 한가득 그리움 맛까지

담겨 그 깊이를 더했는지도 모르겠다. 

 

시중에 술에 관한 이야기, 혹은 음식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은 여럿 

읽어봤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안주를 

주인공으로 앞세운 책은 쉬이 보지 못했다.

 

사실상 이 책은 술과 안주의 맛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사실상 살짝 재미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반대로 술의

맛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 책 한 권은 

어쩌면 최고의 가이드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너무나 맛깔나게 

저자가 경험한 안주세계를 잘 표현해 주고

있다. 

 

더욱이 기자출신답게 글에 군더더기 없는

매끈한 문체까지 개인적으로 너무 맘에

들었다. 또한 배우자가 박준면 배우라고

하던데, 부부가 함께 즐기는 술자리도 

왠지 행복하고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도 

어렴풋 들었다. 

 

아무튼, 이런 잡설, 나는 무척이나 좋다.

비록 스스로 잡설이라고 칭하지만, 

어찌 보면 따뜻하고 기억이 묻어있는

삶을 이야기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술, 그리고 안주는 끼니때마다 살기 위해

챙겨 먹는 음식보단, 기쁠 때나 슬플 때

그럴 때를 기억하고 때론 잊고 싶을 때

마시고 먹는 것이기 때문에 말이다. 

 

이 책 안에 담겨 있는 저자의 추억이

담긴 몇몇 안주를 나도 한번 따라서

먹어보고 싶다. 물론 그가 먹었던 

그 안주의 맛과는 다르겠지만, 그 안주엔

또 다른 나의 맛이 담길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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