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애의 마음
우연히 읽게 된 소설, 뭔가 난해하지만
실제로는 깊은 연애, 아니 그 이상의 깊이에
있는 연애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제목에 씐 경애가 등장한다. 하지만
주인공인 듯 주인공은 아닌 그녀는.. 참으로
확실한 캐릭터다.
주인공은 상수라는 남자인데, 뭔가 나사가
빠진듯하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은 것
같기도 하고, 어딘가 어려운 인물이었고,
이 책을 다 읽고 내려놓기까지도 조금은
모호함이 남는 그런 인물이었다.
간단하게는 과거의 사랑을 가슴엔 담은
여자, 그리고 외면적인 삶과 또 다른 내면의
삶을 살고 있는 언니(?) 상수..
처음엔 무기력한 한 남자, 그리고 뭔가
시니컬한 여자의 이야기, 혹은 둘의 사랑
이야기 일까 하고 읽어 내려갔다.
하지만 점점 이야기는 각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감정들이 점철되어 기대한 멜로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하지만 그 나름의
맛을 더하는데, 나름 신선하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었다.
'마음의 번뇌와 갈등, 고통, 어떤 조갈증,
허기 같은 건 지병처럼 가져가야 하는 것
이었다.'
그리고 사랑, 아니 어쩌면 사랑의 실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
'그를 향한 분노와 원망과 울분이 달려
가다가 끝내는 자기가 이 관계에서 완전한
약자가 되어 그의 선처, 용서, 동정과 연민을
바라게 된다는 걸 투항하듯 동의해야 했다.
... 무릇 사랑이란 그런 권력의 격차 속에
환상처럼 오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어렴풋이
생각했다.'
마지막에 남긴 부분은 진심으로 인상적이고
머릿속으로 생각하던 무언가가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전반적인 스토리를 떠나서 그 안에 담긴
사람, 그리고 관계와 사랑에 대한 저자의
시선과 통찰력에 대단히 감명받았다.
찾아보니 2권도 나온 듯한데, 아마도 1권
에서 미진했던 스토리의 완결이 아닐까
싶긴 하다. 개인적으로는 1권으로 마무리
되는 뭔가 모호한 결말도 나쁘진 않았던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