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사1
원래 나는 스릴러 장르의 소설이나 재미(?)
있는 수사물을 다룬 작품을 좋아한다.
특이하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중에
가가 형사가 등장하는 범죄소설이면서도
뭔가 따스한 인간적인 느낌이 나는 작품을
선호하는 편이다.
장강명 작가도 내가 매우 좋아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의 작품은 거의 다 읽었을
정도로 나에게는 선호가 매우 높은 작가
인데, 이렇게 범죄수사물을 다룬 작품은
처음 본 거 같다.
재수사라는 소설은 1,2권으로 나뉜
작품으로 시나리오를 떠나서 일단 할
이야기가 참 많다.
일단 이 작품을 읽으면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이 떠올랐다. 그 내용에
대해서가 아니라 그 구성에 대해서 말이다.
재수사를 과거의 살인사건을 재수사하는
경찰, 그리고 범인의 독백이 한 챕터씩
번갈아 가면서 등장한다.
사실 초반엔 그 양쪽 다 흥미로웠다.
하지만 중반 이후로 가면서 형사 쪽의
진행은 더디고, 범인 측의 이야기는 뭔가
철학으로 깊이 빠져버린 듯하여 솔직히
심히 지루하기 그지없었다.
그래도 나름 템포 빠르고 지루함 없는 게
장강명 작품의 매력이었는데, 이건 뭔가
함정에 빠진 느낌이다.
사실상 범인의 철학적이고 고루한 독백을
제외하면 이 책의 두께는 반으로 줄여도
되지 싶은데, 어찌 보면 정작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수사를 진행 중에 형사 쪽이
아니라 범인의 독백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속도감 있는 전개의
호쾌한 수사물을 바라던 나의 기대는
빗나갔다. 사실 1권이 마무리될 때까지
범인의 정확한 윤곽은 드러나지 않았으며
점점 이 사건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더 어려운 구렁텅이로 빠지고 있어서
과연 장강명 작가의 범죄스릴러물이
어떤 형태로 마무리될 것인지 궁금해졌다.
사실 1권을 읽었을 때는 아쉬움이 많다.
데미안이니 죄와 벌이니, 그런 고전에 등장
하는 인물들과 사상까지 생각해 가면
읽어야 하는 범죄소설이라니. 이건 너무
하잖아.
부디 2권에서는 좀 더 재미있는 혹은 허를
찌르는 스토리를 돌아와 주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