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세계
정말이지 묘한 내용이 담긴 기상천외한(?) 소설이 아닐 수
없었다.
제목그대로 소멸, 바로 인간소멸의 시대라고 할까?
뭔가 판타지 스러우면서도 괴기(?)스러운 느낌마저 풍겼던
그런...
가상의 미래 어느 시대, 사람들은 같은 인간이 아닌 캐릭터에
몰두하여 사랑에 빠지고, 섹스도 점점 잊히는 세상이 되어
간다. 일본의 한 도시가 실험도시로 선정되어 아기를 인공수정하고
모두의 아이, 모두의 엄마가 되는 세상이 이뤄진다.
주인공은 자신이 인공수정이 아닌 부모의 섹스로 인해 태어남을
알고 고뇌에 빠진다. 그리곤 자신도 그렇게 섹스를 탐닉해 보려고
한다. 그러다가 가족인 남편과 실험도시로 들어가 아이를 갖으려고
노력하고..
읽히기는 참 잘 읽히는 소설이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해낼수가? 물론 잔인하고 무서운 내용이
담겨있지는 않지만 저자의 이런 설정이 나에게는 왠지 공포에 가까운
느낌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인간상실의 시대? 흡사 이 다음단계는 영화에서 그려진 정형화된
인간들이 살고 있는 겉으로는 보기좋은 그런 모습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주인공이 섹스에 집착해 보이는 모습과 캐릭터 외에 인간과 사랑에
빠지려는 모습 등은 아이러니한 주인공의 심리를 잘 대변하는 모습을
드러낸다.
소멸, 바로 인간의 소멸이 아닐까? 물론 그것이 섹스로 대변되는
인간다움, 좀 더 넓게는 인간성과 따스함, 그리고 가족이라는 것에
대한 모습에 대해 한번쯤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아니었나 싶다.
원래 저자의 다른 작품인 편의점 인간을 먼저 읽어보려 했는데...
그 작품도 한번 놓치지 말고 챙겨서 봐야겠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