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s/movie

블랙 팬서:와칸다 포에버

gentletongki 2023. 2. 10. 12:03

그래. 나도 이제는 마블 영화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솔직하게 언제부턴가 
마블의 히어로 영화는 우리에게 세상의

옳고 그름을 알려주려는 듯, 히어로물의

가면을 쓴 동화가 되어가고 있었다. 

 

아마도 디즈니가 마블을 인수하고 나서

부터가 아닐까 싶기도 한데, 난 기존엔

디즈니의 순수하고 착한 내용이 한가득

담긴 그런 영화들이 참 좋았다. 

단순하게 권선징악을 논하던 그 디즈니

하지만 최근의 디즈니는 솔직히 뭔가

이상해진 것 같다. 

 

동화적인 교훈을 넘어서서 판단의 여지,

쉽게 사람마다 조금씩 생각이 다를 수 있는

부분의 문제들까지도 싸잡아서 동화의

교훈이라는 포장을 하여 영화 안에 꾸겨

넣고 있다. 그렇기에 요즘 디즈니의

영화들을 보면 뭔가 불편함도 지울 수가

없다. 

 

디즈니마블이라고 해야 할까? 이번 블랙

팬서를 보면서도 난 어렴풋 이런 불편함이

느껴졌다. 

 

솔직히 난 시원스러운 히어로 영화를 보러

갔지, 뭔가 가치판단이 필요한 사상적인

이야기를 보러 간 게 아닌데 말이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이런 가치 판단의 영역의

문제들은 이것이 무조건 옳다고 우길 수도

없기에 뭔가 돌리고 꼬아서 그 내용을 담곤

한다. 그렇기에 뭔가 초잡탕찌개가 탄생한

느낌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나와서 바로 느껴진 바는

재미있었다! 가 아니라 재미있었나?라는

느낌이 강했다. 분명 긴 러닝타임 동안 크게

지루한 바는 없었다. 하지만 그 긴 시간의

흐름은 느껴졌다. 이것은 내가 기대한 영웅

영화가 아니다. 사실 중간에 살짝 지루한

부분이 있기까지 했다. 물론 러닝타임 내내

재미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클라이맥스를

다가가는 그 과정이 딱히 기대되지도 않았다.

영화는 시종일관 무언가 메시지를 전하기에

급급해 보였다. 솔직히 좀 짜증이 난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론 마블 히어로 영화는

안 보련다.

 

사실 마블 페이즈 4 이후에 들어서는 

이야기가 너무 난잡해졌다. 흐름을 

다 파악하려면 디즈니+에서 드라마

시리즈까지 봐야 하고, 방대해진 세계관에

나 같은 사람은 기대보단 그냥 지치기만

한다. 마블은 이제 더 이상 새로운 

무언가를 창작할 의지는 없나 보다. 

마블 히어로 영화가 창작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이미 마블코믹스라는

만화책에 있는 커다란 줄기를 가져다가

영화로 꾸며내는 건 창작이라기보단 

업그레이드라고 하는 게 낫지 않을까?

 

디즈니가 흑인 인어공주 영화를 내놓려고

한다는데, 뭐 흑인이라서 문제가 아니다.

흑인 공주 주연의  다른 이야기를 써 내려가면 

될 것을 왜 기존에 멀쩡한 인어공주의

이미지를 억지로 틀어서 이렇게 이슈를

발생시키는 건지, 그리고 문제는 그것을

강요하고 있다는 건 사실 너무 기분이 

나쁘다. 요즘의 디즈니의 행보는 솔직히

착한 가면을 쓴 깡패 영화사 같은 느낌이

든다. 

 

아무리 좋은 것도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선택권은 받아 드리는

사람이 직접 판단할 수 있을 여지는 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영화라는 건 일방적인 전달매체다.

특히나 대중적인 영향력이 있는 영화사라면

이것을 더더욱 모르진 않을 것이다. 

그것이 올바른 방향이라도 너무 힘을 주면

휘어지다 못해 결국은 부러져서 쓸모없게

되는 것인데, 진심으로 디즈니의 생각이

궁금하다. 

 

아무튼, 이 영화 블랙 팬서...

액션도 뭔가 밍밍하고, 앞선 전작의

블랙 팬서만큼의 임팩트도 전혀 없었고,

그리하여 히어로 영화를 관람한 흥분도

전혀 느껴지지 않는 참 안타까운

작품이다. 앞으로 개봉할 마블 영화

계속 보는 게 맞을까? 지금 맘으론

딱 손절각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