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해피엔딩
몇 년 전 이 작품이 무대에 올랐을 때
봐야지 했으나 놓쳐서 아쉬웠는데,
이렇게 다시 무대에 올려줘서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특히나 이번엔 여주인공 역할에 박진주가
출연하여 좀 더 흥미롭기도 했다.
일단 이 작품에서 가장 기대되는 건
넘버, 이미 주요 넘버들은 들어본 적이
있는 바, 내가 좋아하는 느낌의 음악이라
이 작품이 더욱 기다려질 수밖에 없었다.
스토리는 평이하지만 뮤지컬로써 보이기에
나쁘지 않은 내용, 그리고 역시나 넘버들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아쉬웠던 점은 초반에 남주인공이 홀로
끌고 가는 무대가 조금 지루한 느낌이라는 정도?
사실 중반 이후까진 나름의 행복한 느낌에
녹아들고 말미에 가서는...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르지 않을까 싶지만, 난 슬프고도 아름다운?
개인적으로는 속으로 눈물을 삼켰다. 그저 울어
버릴 수도 있었겠지만, 여기서 울면 왠지 모르게
걷잡을 수 없이 터져버릴 듯하여 꾹 참기로 했다.
가벼운 전개와 밝은 노래. 하지만 그 안에 담긴
깊은 내용은 자꾸 속으로 곱씹으며 생각하게 된다.
사랑의 대한 고찰을 참 잘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역시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가볍다고 가볍고,
깊게 생각하면 바닥을 모르고 더욱 깊게 빠져버리는
주제이니까..
아무튼, 박진주의 연기와 정말 음원 씹어먹은 듯한
목소리도 매우 만족스럽고, 특히나 인상적인 것은
무대 뒤 위층에서 연주하는 연주자들의 모습과
감미로운 선율, 개인적으로는 너무 멋져서
계속 눈과 귀를 무대 위로 빼앗겼다.
어쩌면 해피엔딩. 창작뮤지컬임에도 사랑받고
시간이 지나도 재연하는 데는 역시 이유가 있다.
또 시간이 지나서 이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면
그때도 다시금 찾고 싶은 그런 공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