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tletongki 2023. 1. 12. 09:31

영화 '시동', 마동석의 존재감만으로는 아쉬웠던 성장통

영화 '시동'은 마동석 배우의 독보적인 매력으로 시작부터 기대를 모았던 작품입니다. 그의 유쾌하고 거침없는 에너지가 스크린을 가득 채웠죠. 하지만 아쉽게도, 마동석이라는 강력한 '시동 모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목적지까지 힘차게 달려가지 못한 듯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개인적으로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크게 남았던 작품입니다.


웹툰 원작의 한계, 영화에서 드러나다

'시동'은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방황하는 10대들의 성장통과 그들을 둘러싼 어른들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내죠. 주인공 **택일(박정민)**과 **상필(정해인)**이 무작정 집을 뛰쳐나와 중국집 '장풍반점'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주를 이룹니다. 특히 장풍반점의 정체불명 주방장 **거석이형(마동석)**과의 만남이 영화의 핵심 코미디 요소로 작용합니다.

 

원작 웹툰은 각 등장인물의 사연과 감정선이 비교적 섬세하게 그려져 독자들의 깊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영화는 두 시간 남짓한 러닝타임 안에 방대한 웹툰의 내용을 담아내려다 보니 아쉬움이 컸습니다. 인물들의 개연성 없는 행동뜬금없는 전개는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했죠. 웹툰에서는 허용될 수 있는 생략된 배경 설명이나 빠른 호흡의 전개가 영화라는 매체로 넘어오면서 인물들의 감정 변화나 관계 발전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습니다. 웹툰의 매력적인 캐릭터 서사가 영화에서는 단순한 '설정값'으로만 느껴지는 부분이 많아 안타까웠습니다.


웃음 코드, 서사와 유기적이지 못했던 아쉬움

영화 '시동'은 마동석 배우를 필두로 한 슬랩스틱 코미디상황 코미디에 크게 의존했습니다. 마동석 배우 특유의 무심한 듯 던지는 대사와 그의 거구에서 나오는 의외의 귀여움이 유발하는 웃음은 분명 매력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코미디 요소들이 독립적인 에피소드로만 존재하고, 전체적인 서사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관객에게는 피로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예측 가능한 전개와 다소 식상한 개그 코드는 영화의 신선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었습니다. 코미디 영화로서 관객들에게 시종일관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기보다는, 특정 장면에서만 터지는 단발성 웃음에 그쳤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코미디가 서사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뒷받침하기보다는, 그 자체로 튀어나와 관객의 웃음을 강요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습니다.


웹툰 원작 영화의 숙제

'시동'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백두산'과 경쟁작으로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같은 시기 개봉했다고 모두 경쟁작이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시동'이 '백두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최근 웹툰 원작 영화들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지만, '시동'은 인기 웹툰을 영화화하거나 특정 배우의 하드캐리에만 의존해서는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기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습니다. 좋은 원작과 뛰어난 배우의 연기력은 분명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영화적인 언어로 섬세하게 각색하고, 탄탄한 스토리텔링으로 뒷받침될 때 비로소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시동'은 마동석이라는 강력한 시동 모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쉽게도 목적지까지 힘차게 달리지 못한 영화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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