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연 알라딘을 관람했다.
장소는 샤롯데시어터.
관람에 가장 신경썼던 부분은
바로 캐스팅. 그중에도 주연보단
주조연인 지니 역할에 가장 큰 관심이
갔다. 바로 정성화 캐스팅!!
안 봐도 잘할 거라 생각이 드는 믿음 가는
캐스팅이라니...
그리고 알라딘 역할엔 김준수 캐스팅을
선택했다. 트리플 캐스팅인데, 그중에 가장
알라딘에 어울리는 배우가 김준수 배우가
아니었나 싶기에.. 그 외 다른 역할들은 뭐..
익히 잘 아는 알라딘을 뮤지컬로 그것도
한국 초연이기에 어떤 작품이 나올지 매우
기대가 됐다.
공연을 보니, 일단 화려하다.
특히 의상들이 반짝반짝 눈부셨고,
무대도 대단한 세트는 아니었지만 화려한
무늬의 배경 조형물과 단순하지만 아름다웠던
조명까지 작품과 너무 잘 어울렸다.
역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지니역할에
정성화 씨가 아니었을까 싶은데.
물론 알라딘 역할에 김준수 배우, 나쁘지
않았다. 특유의 허스키도 개인적으로는
매우 좋아하지만, 그래도 비주얼 외에
음색은 알라딘 역할과 잘 어울렸나? 싶은
의문이 좀 들었다. 뭔가 그의 목소리는
이런 가볍고 디즈니스러운 작품의 넘버와는
조금 이질감도 느껴지는 게 사실이었던바
반면엔 재스민 역할에 민경아 배우의 목소리는
딱 디즈니 스타일 착붙이었다.
화려한 춤과 음악, 그리고 익숙한 음악의
흥겨움 거기까지만 좋았다.
솔직히 스토리만 보자면 아동뮤지컬에 준하는
내용이라 딱히 논할바는 없지만, 뮤지컬로 옮기기엔
좀 뻔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심지어 2막엔 오리지널에 없는 장면들,
알라딘의 친구들이 알라딘을 구하러 가는 장면은
재밌다기보단 솔직하게 이 작품을 통틀어 가장
지루한 작품이지 싶기도 했으면 작품 말미에
춤과 노래는 흡사 인도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화려한 볼거리와 정성화 씨의 무대장악력은
인정한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좀 더 수준 높은
아동극을 본 거 같다는 느낌도 지울 수는 없었다.
다시 재연을 한다면 과연 또 보러 갈까?
글쎄. 그건 딱히 구미에 당기지는 않는다.
오늘도 사실 알라딘이라는 ip보단 배우보고
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들었던바,
안 그래도 오늘 관람석엔 초등생으로 보이는
단체관람객들도 많이 눈에 띄던데,
나 또한 이게 수준 높은 아동극인지 살짝 헷갈리기도
했던바..
아무튼, 풀버전보단 중간중간 하이라이트만
뽑아서 봤다면 더 기억에 남았을 작품이 아니었을까도
싶다.
아. a whole new world.. 까만 무대에 별빛, 그리고
나름 신비로운 양탄자 무빙, 시도는 좋은데,
그 깜깜함 때문에 되려 주연배우들도 묻혀버리는..
차라리 매직보단 현실적이고 좀 더 밝은 판타지함을
살리지 못한 게 아쉽다.
알라딘... 역시 기억엔 지니 정성화 씨뿐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