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뮤지컬 명성황후, 사실 뮤지컬을 좋아하거나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름정도는 들어봤을 법한
작품이 바로 이 '명성황후'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하는 대단히 역사가
긴 작품인데....
아래 내용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오늘 이 대단한(?) 작품을 처음으로 관람하게 됐다.
명성황후 역할에는 처음으로 해당 역할을 맡는
차지연 배우 캐스팅으로 선택했다.
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진짜 내 뮤지컬관람 인생에
이렇게 재미없고 중간에 그냥 나가고 싶었던 작품도
처음인 거 같다. 내내 하품이 나오며 지루함에 몸통 비틀기를
한 작품으로 기억에 남을 거 같다.
일단 30주년이나 된 한국 뮤지컬계의 사골 중에 사골이라는
이 작품, 지금껏 많은 부분이 다져지고 또 개선되어
왔을지언정 그 핵심은 그대로 일터, 너무나 엣스러운 작품
전개와 뮤지컬넘버라고 하기도 애처로운, 그냥 대사에 음을 갖다
붙여놓은 것과 같은 노래들은 작품을 관람하는 중간에 조차
귀에 붙지 않는 신비로움을 선보였다.
또한 내용도 한국인이 내가 봐도 이해 안 될 정도의 난해함,
안 그래도 분절적인 진행의 뮤지컬장르에 이런 내용일 덧입히니
그야말로 뭔 소리를 하고 있는 건지 더더욱 모를 지경이었고
안 그래도 어두운 무대에 더욱 어두운 조명을 내리 덮으니
그야말로 관객들을 단잠의 길로 이끌려고 한 게 아닌가 싶은
합리적인 의심마저 들 지경이었다.
심지어 믿고 선택한 차지연 배우도 컨디션의 난조인지
노래하는 내내 이제껏 경험치 못했던 불안함을 관객에게
안겨주었고, 고음에서는 뭔가 애절함보단 처절함이 귀를
감싸며 이건 아닐 거야 라는 생각에 빠지게 했다.
그나마 볼만했던건 의상과 2막 첫 장면에 등장한 한국무용
정도랄까? 솔직히 이 정도면 뮤지컬이라고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그냥 퍼포먼스 명성황후가 훨씬 더 잘 어울리는
장르구분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이 작품이 해외에서도 공연할 수 있었던 건 그 노래나 내용이
아닌 그저 눈에 보이는 그 볼거리 딱 그거 하나로 진출했던
게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도 든다.
심지어 앞서 말했던 노래들도 하나같이 그냥 음 붙인 대사
느낌인데, 그나마 앙상블의 탄탄함 덕에 그나마도 들을 만
했던 거 같다.
이 작품이 뮤지컬계에 등장한 30년 전이나 그 과거에는
지금과 같은 다양한 작품들이 존재하지 않았기에
이 작품이 그저 주목을 받았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솔직히 지금에 와서 이 작품은 그야말로 낡아빠진
퇴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만 든다.
이렇게 욕이 목까지 차오르는 작품은 그야말로 처음이다.
다시 안 볼꺼고 누가 보여준다고 해도 안볼 것 같은 작품이다.
내 인생에 절대 비추 뮤지컬이 생기다니 그것도 참 대단한
기록이긴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