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으로 튀어
이 영화는 이미 과거에 본 적은 있는데, 사실
기억도 잘 나진 않았다. 원작 소설을 봤으니
다시금 이 영화도 봐야지 싶었다.
영화는 원작의 플롯을 잘 따르고 있고 아무래도
시간이나 장소, 그리고 동원할 수 있는 인원의
한계로 인해 나름 많은 부분들이 축소된 것으로
보이나 그럼에도 결말은 소설보다 좀 더 화끈해서
볼만했고, 최대한 원작을 한국에 가져와 이질적인
느낌을 줄이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물론 원작소설의 짜임새가 빠지다보니 중간중간
다소 엉성하고 쌩뚱 맞은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고, 아무래도 일본소설의 정서를 한국영화로
담다 보니 아무리 한국에서 한국배우를 통한 전개라고
해도 이야기의 정서 자체가 이질적인 것은 어쩔 수가
없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원작을 읽고 보는 영화라서 그런지
빈 공간은 읽었던 소설 속에서 꺼내 채워봄으로써
그만큼의 공백을 줄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아래는 과거 이 영화를 보고 느꼈던 점을 남겼던
나의 포스팅을 함께 담아본다.
<아 포스팅은 과거 시청했던 영화의
후기를 남김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2013.3.7
이 영화를 보며 느꼈던 점은 정말이지, 예고편에서는
딱~ 재미있는 장면만 보여줬구나 싶은 점이었다.
단순히 코미디로 일관할 줄 알았던 영화의 진행, 하지만
그 내면은 나름 심도 깊은 비판이 숨어있었다.
따뜻하고 수수한 영화만 만들 줄 알았던 임순례 감독인데,
그녀의 시각과 색으로 너무 가볍지도 그렇다고
심히 무겁지도 않은 딱 적당한 영화를 만들어 냈다.
영화감독인 주인공은 반국가(?) 주의자다. 그의 가족들도
물론 평범치는 않고 말이다.
국가가 걷어가는 세금, 그 부당함에 대한 항거를 하는
그는 과거 체 게바라라는 별명을 가진 사내다.
그의 고향인 들섬에 리조트가 들어선다는 계획, 그 뒤에
국회의원의 마수(?)가 있음을 알게 되고,
그 섬으로 이주한 가족들이 이에 항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반적인 흐름은 아주 부드럽다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중간중간 분절적인 느낌에 왠지 어색함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녀가 보여주고자 했던 색은 정확히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특히나 배우 김윤석의 색과 이 영화의 색의 싱크로야 말로
정말 완벽했다고 생각이 든다.
게다가 오연수의 차도녀와 같은 느낌, 미소뒤에 담긴 냉철함도
나름 매력이 있었다.
단지 시골의 삶을 동경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입장에서
자신의 권리를 지킬 줄 아는 섬으로의 이주, 그리고 항거.
모든 상황들이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의 눈에는 왠지 코미디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이유 있는 반항이 지금의 우리에게 향하는
하나의 충고와 가르침이 아닐까 나는 생각해 본다.
단지 가볍게만 본다면 그저 코미디로 이 영화를 즐길 수도 있겠으나,
한걸음 더 다가간다면 참 많은 메시지와 생각이 담긴 영화. 남쪽으로 튀어
그래서인지 조금 더 맘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