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김훈의 장편소설, 안중근의 핵심 일대기를
다룬 하얼빈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 뮤지컬과 최근 개봉한
영화 영웅까지 비교해서 느껴볼 기회가
아니었나 싶다.
먼저 세 작품 모두가 비슷한 시기의
안중근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뮤지컬과 영화가 비슷한 결을 하고 있다면
소설은 좀 더 진지하고 무거운 톤을 가지고
있는데, 그렇다고 앞선 뮤지컬과 영화가
가볍다는 의미가 아니다. 아무래도 소설은
글로만 이뤄어져 있다 보니 작중 인물들의
말이나 생각들을 좀 더 자세히 책 안에
담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좀 더 상황에
깊이 있는 몰입이 가능했다.
또한 뮤지컬과 영화와 달리 소설에서는
이토의 시선에서 다른 부분도 등장해서
이 점이 다른 작품들과 차이라고 하겠다.
김훈의 필체는 항상 힘이 넘치고 견고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상상하지 못할
작화력이 책 속에 담겨 읽을 때마다 놀랍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좀 올드하기도 하다.
문어체에 가까운 글이나 한자어 단어들,
그리고 굳이 일부러 이렇게 어렵게 이야기를
써야 하나 싶을 정도로 조금 어렵기도 하다.
지금 세대의 입장으로 말하자면 너무 멋 부린
티가 나는 그런 직필이 아닐까 싶다.
뭐 그것이 요즘 소설이나 작품들에서 보기
힘든 장점이기도 하겠지만, 그것이 한편으론
김훈의 작품에 다가갈 때 벽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사실 그것은 개개인의 취향의 문제
이기도 할 테니 말이다.
아무튼, 접근성이 좋은 영화까지 개봉했기에
안중근의 핵심일대기가 대중들에게 큰
관심을 한번 더 받은 찰나, 하얼빈 하면 우리
나라사람들이라면 떠오를 그 이름 안중근,
이렇게 소설까지 읽어보니 뭔가 더욱 가슴이
뭉클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