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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s/book

우리끼리도 잘 살아

by gentletongki 2023. 4. 24.

이 책은 에세이다. 하지만 이전에 읽어왔던

에세이집들보다 뭔가 좀 더 자유로운 느낌

마저도 든다. 근데 사실 에세이집이라는

느낌보다는 그냥 푸념집이라는 생각도

든다. 좋게 말하면 그게 가장 솔직한

에세이일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게

한 권의 단행본으로 출간될만한 퀄리티가

있는 건가 하는 의문도 드는 바이다. 

 

3인가족, 아니 6 가족이라고 해야 할까?

반려묘도 엄연한 가족 구성원이니까

저자는 그 특별한 구성원들이 살아감을

강조하며 글을 쓰고 있다. 누구에게는

특이하게도 혹자는 비정상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내 눈에는 그저 그것이

이상해 보이지 않고 오히려 특별하다고

명명하고 싶기도 하다. 

 

글에서는 저자의 세대, 바로 MZ세대의

젊고 당당함이 돋보인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내가 나이를 먹었음도 오히려

느껴지는 바이다. 

 

글 중에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내 장례식을 열었다'라는 부분이었는데

사람마다 이런 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바가

다양하겠지만, 나는 저자가 행복한 사람

이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런

이벤트에 함께해줄 친구들, 지인들이

있다는 것은 사랑받고 있다는 점인데, 

저자는 그런 점을 크게 기억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용은 뭔가 어두운 느낌을 가리려 일부러

밝은 척하는 느낌도 많이 든다. 솔직히는

내 입장에서 보기에는 조금 철없는 느낌

마저도 드는데, 힘듦은 자기 자신의 기분

에서 결정되기에 본인 이외에 그 아무도

그 경중을 판단할 수는 없음을 이해한다.

하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서 지금보다

더 많은 삶을 지내고 나면 그 과거의

힘듦을 조금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되기도 한다. 

 

그냥 가볍게 읽은 에세이지만, 딱히 뭔가

추천을 할 수 있을만한 그런 글은 아니

었다는 생각도 든다. 소재는 무척이나

신선하고 좋지만, 그것을 많은 사람에게

읽히고 공감하게 하는 필체는 아니었음이

아쉽기도 하다. 특히나 요즘은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가 뭔가 대단히 특이한

이야기가 아님에 내가 보기엔 저자 본인이

오히려 그런 부분에 대한 벽을 조금은 쌓고

있음이 아닌가도 싶다. 

 

아무튼, 솔직당당한 내용은 좋았으나

그것을 표현하는 가운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다. 

 

마지막으로 책의 레이아웃 중에 페이지

넘어 옆에 붙어있는 90도 누인 U 표시는

매우 거슬린다. 도대체 이런 역효과 나는

디테일은 과연 누구의 아이디어일지, 책은

액세서리가 아닌 책 그 자체로 이해되는

사람의 손길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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