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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s/perfomance

오! 당신이 잠든 사이

by gentletongki 2023. 1. 19.

추억을 소환하는 따뜻한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이 포스팅은 제가 오래전 관람했던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작성되었습니다.)

거의 10여 년 전, 대학로예술마당 2관에서 처음 만났던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당시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한데요, 과연 이 작품을 무대에서 다시 만날 날이 올지 모르겠습니다.


첫 만남, 그리고 공간의 기억

대학로예술마당 2관은 2층에 위치해 있었죠. 비슷한 구조의 공연장들이 모여 있는 건물이라 특별한 인상은 없었지만, 앞뒤 단차가 괜찮아서 시야 확보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다만, 앞뒤 간격이 워낙 좁아서 한 번 자리에 앉으면 이동하기가 쉽지 않았던 기억이 나네요.

 

무대는 제법 깔끔했지만, 특별한 장치 없이 비어있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배우들의 멀티 역할 덕분에 무대는 항상 시끌벅적하고 꽉 찬 에너지로 가득했죠. 공간의 한계를 배우들의 열연으로 극복해내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따뜻한 스토리와 유쾌한 해프닝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크리스마스 이브, 가톨릭 병원에서 방송 촬영을 앞두고 사라진 최병호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립니다. 602호 병실에 함께 있는 환자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서로의 추억을 나누는 따뜻한 진행이 일품이죠. 이 작품은 시종일관 흥겹고 유쾌합니다. 뮤지컬을 처음 접하는 분들도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을 만큼 탄탄한 스토리와 풍부한 볼거리를 자랑합니다.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좋았습니다.


넘버와 배우들의 열정

넘버들은 전체적으로 좋았지만, 뇌리에 박힐 만큼 강렬한 임팩트를 주는 곡은 없었던 것 같아요. 이 점은 같은 장유정 작가의 작품인 '김종욱 찾기'와 비교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제가 관람했을 당시가 벌써 21차 캐스팅이었다는 것을 보면, 이 작품이 얼마나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배우들의 열정적인 노력은 분명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간혹 보이던 작은 실수들이 프로 공연으로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라이브 공연의 묘미이자 인간적인 매력이기도 하겠죠.


극작가 장유정의 힘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장유정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합니다. 잔잔하면서도 감동적인 스토리에 자칫 산만해질 수 있는 여러 인물들의 추억을 기가 막히게 엮어내는 솜씨는 역시 극작가 장유정이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형제는 용감했다'는 조금 실망스러웠지만요.)

 

공연 중간중간, 한 배우가 나와 관객들에게 편지를 읽어주거나 재치 있는 농담을 던지며 다음 장면을 위한 무대와 배우들의 준비 시간을 채워주던 것도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여러모로 저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선물했던 작품임은 분명합니다.


다시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오래된 기억 속 작품이지만,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여전히 저에게 따뜻한 미소를 짓게 하는 뮤지컬입니다. 언젠가 다시 무대 위에서 이 작품을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그때는 또 어떤 새로운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해줄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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