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킹 패밀리》: 국경을 넘나든 가족의 의미, 그 아쉬운 시도
오랜만에 접한 한중 합작 영화 **《메이킹 패밀리》**는 전반적으로 따뜻한 가족 영화의 틀을 따르고 있습니다. 물론 개연성 면에서는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만, 이는 영화적 시나리오의 맛이라고 여기며 너그러이 넘어가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몇몇 묘하게 거슬리는 지점들은 개인적인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음향과 연기의 미묘한 간극
가장 의아했던 부분은 바로 김하늘 배우의 목소리 더빙이었습니다. 분명 한국어 대사인데, 어딘가 모르게 김하늘 배우 본연의 목소리 같지 않아 몰입에 방해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중국어 촬영 후 한국어 후시 녹음을 하는 과정에서 생긴 기술적인 문제였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똘똘한 아들 역할의 문 메이슨은 아역임에도 불구하고 연기 자체는 잘 해냈습니다. 하지만 대사가 마치 책을 읽는 듯한 느낌을 주거나,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어른스러운 행동들이 종종 난감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맥컬리 컬킨의 《나 홀로 집에》 1편에서 보여준 영민함과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이 영화는 전반적으로 사운드 부분에서 큰 약점을 보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음향과 목소리 톤의 어색함이 아쉬웠습니다.
한중 합작의 경계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았을까?
영화는 중국 영화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한국적인 정서에 가까워지려는 시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 영화가 한국과 중국 관객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었을지는 한국 사람인 저로서는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두 문화권의 정서를 모두 포용하려다 보니, 어느 한쪽에도 완벽하게 속하지 못하는 어중간한 위치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해피엔딩의 가족 드라마
다른 모든 아쉬움을 차치하고, 이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며 수수한 가족 드라마를 그려냈다는 점 하나만큼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핏줄이 아닌 사랑과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따뜻한 메시지는 영화가 가진 가장 큰 미덕입니다. 비록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통해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은 잔잔한 감동을 안겨줍니다. **《메이킹 패밀리》**는 한중 합작 영화의 과제와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준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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