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포스팅은 딱히 여행정보를 남기기 위함도
그렇다고 자세한 여행기록을 적고자 함이 아닌
그저 내 기억 속에 짧은 단편으로나마 남은 하노이
여행의 기억을 담아두고자 적어 본다.
2025년 1월
3박 4일 일정으로 짧게 베트남에 북쪽에 위치한
하노이에 방문했다.
비행 티켓은 몇 달 전에 예약을 했는데, 사정상
갈 때는 비엣젯, 올 때는 대한항공을 탔다.
일단 악명 높은 비엣젯이라 사실 걱정을 하긴 했는데,
다행히도 제 시간에 뜨고 문제없이 제시간에 내렸다.
하지만 LCC인터라 물한방울도 공짜는 없었고
난 미리 공항 편의점에 들러 간단한 간식정도는
챙겨서 비행기에 탑승했다.
*비엣젯은 위탁수하물이 1개라도 유료다.
공항에 내리고 입국수속을 하는데, 대환장파티
카운터마다 각자 다른 줄이라서 어느 줄을 서느냐에
따라 수속처리시간이 거의 천차만별이다.
공항에서 미리 준비해간 달러를 베트남 화폐로 환전
하고 미리 준비해둔 Grab을 통해 택시를 불러 시내로
향했다. 숙소는 구시가지. 호안끼엠 호수 주변으로
많은 호텔들과 상점들이 즐비하다.
*베트남 입국하자마자 든 생각은 한국의 미세먼지는
장난이었구나 싶을정도의 탁한 공기.
오후쯤 되면 눈이 따갑고 목이 칼칼할 정도의 대기가
여행 내내 느껴졌다.
4성급 호텔로 예약했는데,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이게 4성급이 맞나 싶을 정도의 퀄리티, 그냥 베트남에선
뭐든 기대를 낮춰야하나 싶기도 했다.
첫날은 근처에서 마사지를 받고 저녁으로 비빔쌀국수를
먹었다. 국물은 자작하게 있고 위에 불고기와 같은 고기가
올라가 있어 불고기국수 느낌정도랄까?
*분보남보백프응 - 구글지도 참고
둘째 날은 원데이투어로 하롱베이에 다녀왔다.
서울에서 미리 예약을 했는데, 국내 여행사와 연계된 현지
여행사에서 진행하는상품으로 아침 8시 정도 호텔 앞에서
픽업하여 2시간여 버스, 그리고 1시간정도 배를 타고 이동
하며, 이동시 배에서 점식식사를 제공해준다.
단 패키지 상품이다 보니 중간에 진주 파는 곳에 들르는데
뭐 딱히 강매는 없어서 다행이다.
*위에 같은 상점들을 들를 때 명목상은 팀구분 번호표를
목에 걸게 되는데, 상점에서 뭔가 구입하면 그 번호도
적는 걸 봐서 커미션을 위한 번호표 같다.
하롱베이에서는 3군데를 둘러봤다(패키지나 여행사마다
다를 것 같다.)
첫 번째. 띠톱 아일랜드 전망대인데, 올라가면 일단 주변
절경은 멋지다. 하지만!! 올라가는 게 엄청 힘들다.
혹시라도 나이 드신 분들, 관절 약하신 분들은 과연 이곳이
좋은 선택일까 싶다. 심지어 길지 않은 시간 내에 둘러보고
다시 배로 돌아와야 하니 부모님 모시고 베트남 온다면
난 굳이 이곳을 추천하고 싶지는 않을 정도였다.
두 번째는 루온 동굴인데, 내려서 카약이나 밤부보트 중에
골라서 타는데 카약은 1~2인이 탑승하여 직접 노를 젓고
젖는다는 걸 강조한다. 밤부보트는 15명 정도 타고 뒤에
사공이 서서 노를 젓는다. 한 10~20분여 배 타고 한 바퀴
가볍게 도는 루트다. 추가로 10불을 내면 스피트보트를
타고 좀 더 멀리 구경할 수 있다는데, 10불;;; 난 패스했다.
세 번째는 승솟 동굴로 여기 내려서 동굴 안을 걸어서
한 바퀴 돌아보고 오는 루트다.
3군데 모두 하롱베이라는 이름을 떼면 딱히 왔을까 싶기도
하다. 한국에서 한 번쯤 본 듯한 그런 풍경과 절경, 그리고
동굴까지도 말이다. 가장 멋지고 좋았던 건 버스에서 내려
배를 타고 하롱베이까지 배로 이동하는 도중 볼 수 있는
바다, 그리고 중간중간 떠있는 많은 섬들의 모습들이
아니었나 싶다.
다음날은 하노의 여정의 시작이자 마지막?
일정이 짧아서 사실 많은 것을 할 수 없었던 바 이 날은
정말 힘들게 하루를 돌았다.
구시가지에 도교, 불교, 유교의 사원이 그렇게 멀지 않은
위치에 존재하는데, 도 <불 <유 순으로 사원이 크고 관리도
잘되어 있었다. 다만 관리라는 것이 우리나라의 유적들
그것과 비교하면 안 된다. 아무튼, 첫 하노이 방문이라
형식상으로라도 뭔가 유적스러운 거 방문해 주고,
이 날 사실 가장 중요한 게 남아있었다.
바로 나의 베트남 방문의 목적!!
바로 "석가-sugar apple"이다.
내가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던 과일인데, 그렇게 맛있다는
소문(?)이 자자해서 사실 이걸 먹어보기 위해
베트남을 왔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태국이나 대만에도 있다는데 그동안 난 왜 이 과일을
몰랐을까?
하지만 사실 걱정도 있었다. 이 과일은 주수확철이
7~9월로 매우 짧고, 동남아중에서도 동남아 스러운
과일을 그것도 베트남의 북쪽 하노이에서 과연 만날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첫날 하노이에서 롯데마트를
들렀으나 그곳에서는 석가를 만날 수 없어서 이대로
못 먹어보다 싶었다. 그리고 거리를 다니며 만나는 작은
과일 파는 행상들도 석가는 판매하지 않았으니..
그러던 중 중심가에서 단순히 과일 파는 노상이 아닌
과일가게가 몇 군데 몰려있는 곳에서 드디어 석가를
만나게 된다.! 정말이지 감동스럽기 그지없었다.
여러 군데가 있었고 처음 발견한 가게에선 1kg에 160K
*베트남에선 화폐단위가 커서 숫자 그리고 뒤에 거의
K(. 000)이 붙어있다.
인터넷을 보니 보통 1Kg에 100K 안쪽이던데 여긴 너무
바가지다 싶어 몇 군데를 더 둘러보기로 했다.
두 번째 방문한 집에선 1Kg에 100K란다. 뭐 찾아보면
이보다 좀 더 저렴한 집도 있지 싶었지만 그럼에도
더 참을 수 없었던 나는 구매하기로 했다.
구매 당일 바로 먹을 수 있는 걸로 달라고 해서 3개를
저울에 올리니 1.5Kg. 그래서 결국 140K를 주고
꿈에 그리던 석가를 손에 넣었다!!!!
바로 호텔로 달려가 이거부터 먹고 싶었으나 중간에
유명한 분짜집에 들러서 이른 점심을 먹었다.
10시부터 2시까지만 영업한다는 줄 서서 먹는다는
맛집. 다행히 이른 시간이라 웨이팅 없이 바로 자리에
앉아 먹을 수 있었다. 들어오는 입구에 사람들이
직화로 고기를 굽고 있던데, 그 고기들이 그야말로
잔뜩 들어간 분짜는 매우 맛있었다.
*분짜항구 앗 - 구글지도 참고
자 다시금 석가이야기로 돌아가서
딱히 과도가 필요 없을 정도로 겉을 손으로 힘주어
떼어내면 그 하얀 속살이 드러난다.
한입 베어 무니 그야말로 이게 말이 돼?! 스러운 맛
크리미(느끼하다는 말이 아니다.)한 부드러움의 단맛과
특히 껍질 쪽에 가까운 곳은 뭔가 씹히는 미세한 알갱이와
같은 식감이 정말 설탕 씹는 느낌인데, 인공적이지 않고
이거 설탕 같... 하고 생각할 때쯤 사르르 녹아 없어지는 것이
진짜 아름다운 단맛이 아닌가 싶었다. 달고 크리미 하면
먹다가 질리고 또 단맛에 느끼함까지 생길 텐데
이건 어찌 된 게 달아도 안 질리고 그냥 계속 먹고 싶은
정말 너무너무너무 맛있는 단맛이랄까?
안에 씨가 많긴 하지만 이 보다 씨가 많아도 이 과일은
정말이지 불평하지 않고 먹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베트남 여행을 계획하고 목표를 석가로 정해서 기대가
너무 높아져서 먹어보고 실망하면 어쩌나 싶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석가, sugar apple은 진짜 최고였다.
나중에 다른 석가를 판매하는 동남아에 방문한다면
나의 여행 목표 중 반드시 상위에 랭크될 바로 석가!
석가(sugar apple)는 행복입니다. 진심!
그리고 이후의 일정은 석가의 단맛으로 인해 그냥 다
해피했다.
베트남에 유명하다는 에그커피도 여러 잔 마시고
*계란노른자에 설탕, 연유 넣고 쉐킷쉐킷,
진한 커피 위로 만든 계란쉐킷을 올려주는 커피
현지 시장도 가보고 야시장도 들려보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총평!
거리를 채운 많은 오토바이들, 부족한 신호등과
있어도 의미 없을 교통상황이 사실 이런 여행에
걸어 다니면서 여기저기 구경하는 맛에 가장 큰
반감을 선사했다. 그야말로 길을 걷는 데에 너무
많은 스트레스가 쌓였다.
거기에 가득한 나쁜 대기는 오후만 되면 목이
칼칼하고 눈을 따갑게 만들었다.
동남아는 물가가 싸다? 글쎄, 식당들의 음식점이야
아직까진 한국보단 싸다고 하겠지만 그렇다고
동남아의 저렴한 여행을 느끼게 할 수준은 아니었다.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노상의 음식점까지 모르겠지만
나름 테이블도 있고 매장이 있는 가게들은 우리 돈으로
1만 원에 가까운지는 수준이었고, 스벅이나 유니클로
와 같은 외산 프랜차이즈 매장의 가격은 오히려 한국보다
비싸기까지 했다.
유명하다는 하롱베이, 꼭 간다면 원데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노약자나 체력저하자에겐 관광보다 극기가 될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겠다.
가볍게 짧은 기간 하노이에 방문한 이야기를 담아보았다.
나의 기억엔 첫째도 석가요 둘째도 석가였다.
일단 내 인생 최초의 석가를 맛본 곳으로 하노이는 기억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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