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거꾸로 흐르는 시간 속 아련한 로맨스
제목이 모든 것을 스포일러 해버린 듯한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를 감상했습니다. 일본 판타지 멜로드라마 장르에 걸맞게, 이 영화는 특이한 시간 설정을 통해 아련하고도 특별한 로맨스를 선사합니다.
거꾸로 흐르는 시간, 엇갈리는 사랑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는 스무 살의 대학생 타카토시(후쿠시 소타)가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난 신비로운 분위기의 여성 에미(고마츠 나나)에게 첫눈에 반하면서 시작됩니다. 두 사람은 빠르게 가까워지고 사랑에 빠지지만, 에미는 자신에게 흐르는 시간이 타카토시와 반대 방향이라는 충격적인 비밀을 털어놓습니다. 즉, 타카토시의 시간은 미래로 흐르지만, 에미의 시간은 과거로 흐르는 것이죠.
이러한 설정 때문에 에미는 이미 타카토시와의 모든 순간을 알고 있으며, 그 순간들이 그녀에게는 마지막이거나 처음이 되는 엇갈린 상황에 놓입니다. 영화의 절반 정도는 무난하고 잔잔한 멜로드라마처럼 흘러갑니다. 그러다가 잠시 제목이 인트로로 등장하고, 영화는 마치 새로운 영화인 양 이야기를 다시 전개하며 시간의 비밀을 본격적으로 드러냅니다.
아련한 감동을 선사하는 특별한 설정
영화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역시 서로의 시간이 반대로 흐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독특한 설정은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와 함께 깊은 감성을 자극합니다. 중후반까지는 이 특별한 설정 외에 딱히 특징적인 재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말미에 가서 여주인공 에미의 눈물이 의미하는 바를 하나씩 되돌려 생각해보니, 순간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그때의 그 마음이, 그 눈물이 이런 의미였구나 싶어서 가슴이 아려왔죠.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필연적으로 엇갈릴 수밖에 없는 두 남녀의 사랑을 통해, 지나가는 순간들의 소중함과 이별의 아련함을 잔잔하게 그려냅니다. 간만에 잔잔한 멜로에 젖어들 수 있었고, 가슴 한 켠에 따뜻한 여운을 남겨주는 영화였습니다. 이러한 감성적인 작품이 가끔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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