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까 말까 여러 번 고민 끝에 봤다.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작품이라던데,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제목부터 뭔가
애니메이션답지 않은 거창함(?)을
가진 이 작품, 미야자키 하야오의 은퇴작이
될 거라고 하던데 사시리 미야자키의
작품세계에 그렇게 큰 동경은 없는터라
나에게 이 작품은 그저 그의 또다른
작품 중 하나였을 뿐이다.
간단히 이 작품은 어렵다면 어렵고
가볍다면 가볍다. 하지만 결코 깊다고
표현하긴 어려울 거 같다.
뭔가 미야자키의 회고록 혹은 자서전과
같은 느낌을 담은 작품이라고 하던데,
전쟁세대인 그가 겪었던 삶이 많이 투영된 듯
이 작품에 등장하는 배경이나 인물들에서도
그런 것들을 일부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아무리 전쟁에 대한 적대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어도 결국은 일본인의
시각에서 본 그들이 일으킨 전쟁이라 다소간
미화 혹은 그것을 응원하는 시각도 담겨
있어서 나로서는 조금 불편하기도 했다.
그런 점들을 빼고 단순히 성장판타지로만
판단한다면 정말이지 두서없고 맥락 없는
그야말로 자기가 하고픈 말만 어떻게든
엮어놓은 그나마 작화 좋은 애니 한 편
그 정도로 나에게는 기억되겠다.
그래서 이 영화가 어땠냐고? 그냥 깊이
생각하지 않고 일본애니 중 작화 좋은
한 편의 그림을 감상한다고 생각한다면
나쁘지 않겠다. 하지만 굳이 이 한편을
이해하기 위해 작가의 삶과 작품세계
전반까지 훑어봐야 하는 수고를 하면서까지
이 작품에 대해 깊이 있게 빠져들 생각은
안 든다.
번외적으로 상영 1시간 전에 급히
L시네마에 예매를 했는데, 선예매된
좌석이 중앙에 10석 미만정도 보였다.
근데 실제로 방문해 보니 관객은 4명?
그것도 아까 선점된 좌석과는 다른 위치?
뭐지?!!! 이것이 말로만 듣고 예매율조작의
현장인가?
보통 새벽이나 늦은 시간대에 한 관에 왕창
예매해서 걸리니까 이렇게 사람 없는 시간대
적당히 사람들이 예매할 법한 좌석을
선점해서 판매수 늘리기 하는 게 아닐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다.
정말이지 예매율이나 관객점유율 등, 판매자
입장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믿을 수 없게 된
요즘이라 참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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