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이 작품 소식을 들었을 때 이 작품을 봐야겠다고
생각한 결정적인 요인은 역시 배우였다.
전도연, 영화와 드라마로 만나던 그녀를 연극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다만 장벽 하나는, 역시 공연장.
LG아트센터 마곡나루, 물론 매우 좋은 공연장이며
공연장 건물 자체도 하나의 볼거리가 될 만큼 좋은 곳이다.
하지만 너무 멀다. 진짜 여긴, 진짜 대박인 작품 아니면
웬만하면 안 올 거 같은 거리. 물론 난 차량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 그렇긴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 작품은 안톤 체호프의
희곡이 원작이며, 작품관람전에 이미 해당 원작은 읽어
보았다. 해당 내용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한다는 사전정보
정도만 가지고 관람했다.
인상적이었던 건 역시나 전도연이라는 배우의 자연스러움
이미 원작의 주인공을 전도연에 비춰봤을 때 대략 이런
느낌이겠지 하고 생각했던 바로 그대로였다.
생각보다 어려운 역할이었으리라 생각이든다. 완급조절에
있어서 말이다. 그 점에 있어서 전도연은 역시 훌륭한 배우는
스테이지를 가리지 않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함께 등장한 박해수 배우도 좋았다.
무대엔 독특한 무대장치인 집이 하나 놓여있다.
사실 이 작품을 뭔가 대단히 예술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려고
갔던 게 아니라서 사실 나에게는 그렇게 인상적으로
보이진 않았다. 다만 2막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눈을 형상화한
무언가, 정확한 재질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조금 떨어지다가
말겠지 했는데, 거의 2막 중후반까지 내려 무대를 가득 채운
그 연출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사실 그렇다. 고전은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솔직히 표면적인
재미를 느끼기는 개인적으로 어려웠다.
물론 파고 파면 또 그 안에 깊은 매력이 있을 지느 모르겠으나
나의 영역은 아니다.
보통 연극은 솔직하게 지루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 무대를 쉴틈없이 오디오로 채워나간다.
그래서 보는 입장에서도 지루할 틈이 없다는 점은 매우
좋았던 거 같다.
좋은 배우와 인상적인 무대, 그리고 멀 디먼 LG아트센터
그럼에도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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