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에세이다. 그것도 대단히 필력이 높은 작가의..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인데, 그의 자서전 혹은
회고록과 같은 느낌, 다만 그 핵심은 달리기에 있다.
그의 글 쓰게 된 동기부터 일상에 묻어있는 달리기에 대한 애정과 애착,
그리고 그와 함께 비교되는 글쓰기라는 작업에 대한 이야기가
잘 녹아들어가 있다.
프로 소설가와 아마추어 마라토너라.. 뭔가 묘한 조합이다.
실력보단 그 자신의 한계를 조금씩 극복하며 달리기 자체를
즐기고 있는 그가 참 멋지다고 생각이 든다.
앞서 말했듯 이 책은 그의 여느 책과 다른 에세이다.
그래서 그의 모습이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그럼에도 느껴지는 건
역시 이 사람은 대단히 글을 잘 쓰는 사람이구나..하는 점이다.
소설가, 마라토너(이렇게 불러야할지는 좀 의문이다. 오히려
달리기 즐기는 사람이 더 적합할지도..),
강연자, 번역가, 남편 등등 이 책안에 묻어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모습은 참으로 다양한다.
책 후반부에 가서는 트라이애슬론까지 도전하고 단순히
도전이 아니라 제대로 해내기까지~
말미에 이런 글이 있다. 본인이 묘비에 남기고 싶은 자신에 대한.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그리고 러너)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않았다.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왠지 이 말이 내 뇌리에 깊은 인상을 주며 남는다.
나는 지금 걷고 있지는 않은가....
특히 이 책이 좋았던 것은 단순히 자신의 달리는 이야기만
담은 것이 아니라 그 안에 글쓰기와 인생에 대한
(물론 많지는 않지만) 이야기가 조금씩 담겨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자기 자랑을 늘어놓으려고 쓴 내용이 아니기에
한 번쯤 읽어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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