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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s/book

믿음에 대하여

by gentletongki 2023. 1. 26.

박상영 작가의 연작소설이다. 연작소설.

독립된 단편, 아니 이 경우엔 중편이

맞겠지? 각기 소설이 완성형이면서 또

같이 모으면 이어지는 각각은 하나의 과일

바구니를 이루는 과일 같다고 할까? 뭐

사실 연작소설도 여러 형태가 있으니

꼭 무엇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

내가 이 소설을 이런 장편소설 형태가

아닌 연작 중에 각각 만났다면 왠지 무척

이나 감질이 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소설을 읽고 몇 가지 키워드가 떠오

른다. 펜데믹, 수퍼감염자, 상인의 절규

라는 뭔가 배경적인 느낌과 저자가

그 안에서 가장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아마도 관계의 복잡성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다.

 

박상영 작가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관계를 보면 여타의 소설에선 흔치않은

퀴어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남자든

여자든,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이야기

한다는 것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춰서 생각

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

표현의 객체에 대해 누군가는 좀 더 집중

할 것이고 또 이입되기도 할 것인터

 

핵심적인 두 커플이 등장한다. 

대체적으로 안정적인 관계, 안정적인

입장에 놓인 인물들이다. 하지만 그 관계가

아닌 각기 하나의 사람들, 그 안을 열어

보자면 참 복잡하기 그지없다. 

 

특히나 믿음에 대하여 말미, 폐업하던 가게

안에서의 마지막 손님, 그리고 키스는 뭔가

무직하게 한방 치고 들어오는 꼬냑과 같은

맛이 있었다. 동일한 상황을 다르게 보면

웃길 수도 혹은 가벼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잘 익혀서 숙성된 맛을 내는 작가의

필체가 맘에 든다. 박상영 작가의 작품을

처음 읽어 보는 바는 아니지만, 이전까지

보단 뭔가 내용이 좀 더 짜임새 있고

깊어진 느낌도 든다.

 

참 다루기 쉽지 않은 주제다. 믿음, 관계,

그리고 그것을 단순히 사랑이라는 이름

으로 점철하여 포장하기에 이 현실이라는

인생은 말이다.

 

보통 퀴어를 소재로 다루면 싸구려 삼류

라는 작품으로 읽히는 가벼움이 세상엔

있다. 하지만 그런 편견을 아주 잘근잘근

씹어서 좋은 소설에 좋은 소재로 이용하는

작가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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